일러스트레이션의 황금기
예술사에서 19세기 중반~20세기 초에 대해서는 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출판계에 있어서 이 시기는 아주 중요합니다.
대량 인쇄기가 등장했고, 또 컬러 대량 인쇄가 가능해졌습니다. 아울러 공업화로 대도시가 형성되면서 처음으로 자본주의적 소비시장이 등장하죠. 특히 미국이라는 초거대 시장이 열립니다.
작가들은 이렇게 변한 세상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더 이상 귀족과 부르주아를 위한 작품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일러스트레이션 쪽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파인아트(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은 구분이 모호했는데, 가장 혁신적인 마인드를 지닌 수많은 작가들이 출판 일러스트레이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죠.
한 마디로 Book에서 Publication으로 변화하는 시기였어요
이번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이 일러스트레이션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작가 중에 하나인 '카이 닐센'입니다.
카이 닐센은 1886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1904년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미술을 전공하는데, 1911년에는 영국으로 이주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죠.
최초의 삽화 신문인 <런던 뉴스>에서 전속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또 1913년에는 첫 책 <In Powder and Crinoline, Fairy Tales Retold>을 출판 명가 '호더 앤 스토턴'을 통해 발표합니다. 그리고 그 이듬해 1914년에는 세기의 명작이라 칭해지는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을 발표하고요.
하지만...
3천만 명의 사상자를 낳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이 일어나면서 이제 막 날아오르려고 했던 재능 넘치는 청년은 당시의 다른 모든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꿈을 펼칠 수 없게 됩니다.
카이 닐센이 다시 등장한 것은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의 출간 10년 후입니다. 그는 너무 오랜 기다림에 더는 참을 수 없었다는 듯이 1924년에 <안데르센 동화집>을, 그리고 1925년에 <헨젤과 그레텔>을 연달아 발표합니다.
지난 10년 간 그의 화풍은 더욱 감각적이고, 몽환적이며, 고유한 예술성을 드러냈습니다. 아울러 칼러 인쇄술의 발전을 적극 활용하여, 직관적인 단색을 쓰기보다는 '톤'을 입히기 시작했죠.
카이 닐센의 새로운 두 작품은 그를 잊혀진 젊은 천재에서 거장의 반열로 단숨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런데 또...
그 후로도 카이 닐센은 수많은 작품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다시 일어납니다. 카이 닐센도 1939년 무렵에는 전쟁을 피해 미쿡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여 할리우드에서 일합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카이 닐센의 작품을 어떤 사장님이 아주 좋아하는데, 그 사장님이 바로 그 유명한 월트 디즈니 씨입니다. 당시 월트 씨는 일곱 파트로 나뉘어진 <판타지아>라는 걸작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월트 씨는 카이 닐센을 전격 기용하여 판타지아에서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두 편 <Night on Bald Mountain> 와 <Ave Maria>의 시퀸스를 맡게 합니다.
<아베 마리아>에서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등불을 들고 숲속을 행렬해가는데, 나무와 빛이 성당의 모습을 이루면서 숲이 성당인 건지, 성당이 숲인 건지 헷갈리게 만든 연출은 세기의 명작이라고 평가받습니다.
또한 카이 닐센은 디즈니 스튜디오의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이고 현대적으로 바꿉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던 와중에 옛날 안데르센 동화 일러스트를 만들었을 때 인상 깊었던 작품 하나를 떠올려 컨셉 아트를 만듭니다. 그것이 바로 <인어공주>입니다.
물론 <인어공주>는 카이 닐센이 살아있을 때 제작되진 못하고, 그의 컨셉 아트는 박스에 담겨 디즈니 스튜디오 창고에서 몇십 년 동안 잠을 자게 됩니다.
그런데 1980년대 어느 날 한 스태프가 그 박스를 찾아냅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 그 스태프는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만들자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그렇게 해서 <인어공주>가 탄생하였어요.
1. 헨젤과 그레텔
- 가로 : 240, 세로 : 290
- 260 페이지
- 표지와 책등 : 금박 & 옥박
- 인쇄 : 블랙 & 펜톤 2035U
- 후가공 : 책배 금장, 헤드밴드, 가름끈
- 케이스 : 녹빛 펄지 케이스 (지난 번 프로젝트에서 펀딩 목표 달성으로 인해 추가 리워드로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네츄럴함을 위해 코팅을 하지 않은 관계로 긁힘 자국이 있음을 알려드려요!)
2.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지난 프로젝트를 방문해 주시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후원액이 45,000원 이었으나 현재 60,00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과거의 후원자님들과 같은 금액으로 모실 수 없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55부를 마지막으로 재고가 모두 소진됨을 말씀드려요. 앞선 프로젝트 후원자님과의 약속대로 재인쇄 계획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없사옵니다.
- 가로 : 230, 세로 : 280
- 204 페이지
- 표지와 책등 : 금박 & 청박
- 후가공 : 책배 금장, 헤드밴드, 가름끈
- 케이스 : 은빛 펄지 케이스